예전에 '유퀴즈 온더 블럭' 이라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다가 증권 쪽 일을 하는 이 사람을 보았던 게 기억이 난다.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그 방송을 보고 김현준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을 것이다.
사실 그 때는 평범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고 그런 줄 알았었는데, 나중에 투자 관련 유튜브 영상을 계속 보다 보니 신사임당 채널이나 김작가TV 등 다른 인터뷰 영상에 이 사람이 등장하는 것을 보고 오잉? 하고 생각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티비 프로그램에서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것처럼 김현준이라는 사람은 말도 재미있게 하고, 그렇다고 말만 잘 하는 게 아니라 투자 실력이나 말하는 내용이 괜찮다고 생각이 들어 더 전달력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에이블'이라는 책을 썼다고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 한 번 읽어보고자 했었는데 지금에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 들어가며
이 책을 다 읽고 들었던 생각은 일단 책 자체가 김현준이라는 사람의 투자 일대기에 대한 소개구나 하는 것이었다.
사실 직접적으로 투자에 관련해서 도움될만 한 정보들을 정리해 놓은, 혹은 그의 투자 철학을 쭉 정리해놓은 책은 아니였어서 책을 읽으면서도 당장 내게 엄청 필요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
하지만 그가 투자를 대하는 태도와 그가 살아온 투자하는 삶을 이야기하며 그의 투자 철학을 엿볼 수 있었고, 중간 중간 배울 점들이나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된 것들도 분명 존재했기에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배울 내용이 많은 책임에는 틀림없다.
이번에는 기록할 만한 내용을 숫자로 나열해서 작성해보겠다.
| 인상 깊었던 내용들
1. 에피소드
초반에는 그가 대학 시절 투자 동아리에 들어가며 겪은 에피소드들을 설명하기도 하는데, 사실 그 내용에서 가장 느낀 점들은 주변 사람들의 중요성이었다.
저자 김현준이 이미 명문대 학생이기도 했거니와 그 안에서도 투자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라는 집단은 나중에도 서로가 인맥이 되어 도움이 되기도 했다.
나도 명문대, 명문고등학교 같은 좋은 학벌 또는 학력이 주는 장점은 주변 사람들의 수준이 다르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단순히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특히 좋아하는 일을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그 시너지도 더 커진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런 점에서 다시 한 번 좋은 커뮤니티와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것 같다.
2. 애널리스트
이 책을 통해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가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 지 좀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맞게 이해한 지는 모르겠지만,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을 분석하는 우리가 흔히 들어본 증권사 레포트를 작성하고, 펀드 매니저들은 그 자료들을 함께 활용하며 말 그대로 펀드를 구성할 종목을 분석하고 발굴하는 일을 하는 듯 하다.
3.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판다.
흔히 주식 투자에 처음 입문하면서 주식 용어를 공부하다 보면 PER가 높다는 건 그 만큼 기업이 고평가되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기 떄문이다.
하지만 경기 순환주같이 사이클을 타고 이익이 낮아져 상대적으로 PER가 높아보이다가, 나중에 실적이 개선되어 이익이 증가하며 PER가 낮아지면 오히려 그 때가 사이클의 정점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고PER에 사서 저PER에 사야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 말을 뼈저리게 느끼는 이유가 작년에 HMM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보고 손절을 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 나는 뭣도 모르고 계속 오르는 주가에 탑승했다가 일시적으로 10% 이익인 기간도 겪었지만, 조금만 더 하는 욕심과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지 못하는 부족함 때문에 결국 그 뒤로 주가는 쭉 내려가 결국 40%정도 손해를 봤었기 때문이다.
그 때도 많은 사람들이 PER가 거의 1 수준이기 때문에 저평가다라고 하면서 내려가는 주식을 팔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4. 금리가 오르면 주가도 오른다.
금리를 인상하는 건 인플레이션 때문이고 물가가 오른다는 건 기업이 물건 하나를 팔 때 버는 돈이 많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경기가 좋다는 뜻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긴 한데 결국 금리를 올린다는 건 현금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고, 그 만큼 주식 시장에서 돈이 회수된다고 생각해서 주식은 금리가 오를 때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5. 강세장과 약세장의 진단
중요한 건 금리와 PER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위험자산의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덜할 수 밖에 없다. (위의 말과 반대되는 이야기 아닌가? 내가 아직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 하다.)
이러한 자산의 선호도는 기대수익률로 나타나는데 주식 시장에서는 PER에 해당한다.
그 다음은 OECD 경기선행지수와 환율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떄문에 OECD자료를 활용한다고 한다. 경기선행지수로 경제 상황이 기업의 이익을 늘리는 쪽인지 줄이는 쪽인지 가늠하는 것이다.
한국 주식을 거래하려면 원화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높으면(원화가 싸면) 더 저평가되어 있다고 느끼고, 환율이 낮으면(원화가 비싸면) 저평가된 특정 기업에 투자해 차익을 실현해도 자국 통화로 환전할 때 환율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투자에 주저하게 된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는 원화가 싸게 거래될 때 한국 주식시장에 더 매력을 느낀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한국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을 때 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6. 장기적으로 주가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투자 요소는 주당순이익 성장률과 자기자본 이익률이다.
순이익이 주가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독서후기로 처음 작성한 피터린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에서도 피터 린치가 이미 이야기 한 부분이다.
두번 째, 자기자본 이익률에서 중요한 건 자본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고, 이 말은 자산 경량화 모델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도 콘텐츠, 인터넷 플랫폼, 헬스케어 등의 업종을 선호한다고 한다.
하지만 의외로 영업이익률과 주가의 상관관계는 낮다.
이익률은 산업이 가진 특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예시로 코스트코를 들었는데, 영업이익률은 3%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기업이 나쁜 게 아니라 단지 다른 물건을 사다가 파는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 마치며
이 외에도 자신만의 투자법을 세워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인 이야기하는 부분인 것 같다.
유튜브에서 소개되는 수 많은 투자 전문가들을 보면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돈을 벌었다. 투자에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정답이 있는 것이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도 나만의 투자법과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나만의 투자 아이디어를 만들 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 또는 다른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전망을 듣다보면 세계 경제의 흐름이나 어떤 이슈들을 보고 그 안에서도 산업을 전망하고 분석하고 기업을 분석하며 투자할 만한 곳을 찾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앞으로 투자에 대해 공부를 할 때, 하나의 축으로써 여러 기사들, 세계 경제 뉴스나 주변에서 느끼는 현상 등을 그냥 넘기지 않고 투자 아이디어로 연결짓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 외에는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며 겪은 고충과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혹은 개인적으로 겪은 에피소드나 고충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기본적으로 말을 재미있게 잘 하는 사람이라 책을 술술 읽을 수 있었는데, 또 자신의 부끄러운 이야기들도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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